즐겁고 뜨겁게, 나답게 아름답게... 청년들이 성장했습니다
포근한 조명 아래 은은하게 울리는 캐럴, 맛있는 식사와 차가 놓인 식탁,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반가운 안부 인사, 테이블마다 오순도순 이어지는 즐거운 대화. 2025년을 한 달 앞두고 열린 이 행사의 풍경은 평범한 연말 송년회처럼 보인다. 딱 하나 다른 점이 있다면 이곳에 모인 주인공들이 대학생교육비지원사업과 청년이음지원사업의 참여자라는 것이다.
이 행사의 제목은 홈커밍데이. 2025년 대학생교육비지원사업, 청년이음지원사업과 함께한 청년들이 한 해를 돌아보는 시간이다. 저 멀리 제주도까지 전국 곳곳에서 온 청년 7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해외에 있는 청년은 영상으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거리는 멀어도 마음만은 가까우니까, 이렇게 서로 연결될 때가 가장 편하고 좋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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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에 마련된 ‘나다움, 아름다움’ 전시회에는 각종 오브제, 사진·영상 등이 눈길을 끌었다. 각종 자격증과 수료증은 물론 폴라로이드 카메라, 악보, 미용도구, 마우스, 쿠키틀, 인형 키링, 노란 종이비행기 등 청년들이 제출한 오브제에는 저마다의 꿈과 희망이 빼곡하게 들어있다. 사진과 영상에는 지난 1년간 펼쳐진 다양한 활동이 차곡차곡 담겼다. 1년간 나답게 아름답게 성장한 청년들의 모습이다.
아름다운재단과 푸른고래 리커버리센터의 대학생교육비지원사업은 대학에 다니는 자립준비청년 50여 명에게 교육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에 참여하는 청년들에게는 연 300만 원의 학비 및 자기계발비, 연 200만 원의 학업생활보조비를 지원한다. 이와 함께 청년들의 자기계발프로젝트, 캐나다 단기어학연수도 지원한다. 청년들의 배움과 성장을 위한 지원이라면 무엇이든 아끼지 않는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속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자립역량을 강화하고 지지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청년들에게 개인별 모니터링을 3회 이상 실시한다. 또한 작은변화프로젝트 팀활동, 여름 MT를 통해 네트워킹 기회도 얻는다. 이 같은 커뮤니티 활동에는 대학교육비지원사업을 먼저 경험한 선배들이 ‘길잡이’로 함께 한다.
대학교육비 지원을 다 받고 나면 청년이음사업에 참여할 기회가 생긴다. 대학교육비를 지원받은 청년들이 더 넓게 더 길게 지속적인 관계망을 만들 수 있도록, 말 그대로 청년들을 잇는 사업이다. 청년들은 ‘월간 이음모임’을 통해 매달 서로를 만나고 즐겁게 교류한다. 청년들이 직접 프로젝트를 기획해서 ‘임팩트모임’을 꾸릴 수도 있다. 지원사업이 끝나도 관계는 계속 이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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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도전, 한 뼘의 성장
사업의 내용이 다양하다 보니 지난 1년을 돌아보는 홈커밍데이의 프로그램도 무척 다채로웠다. 무엇보다 그동안의 성장을 확인하는 자리인 만큼 사업에 참여한 청년들의 이야기가 행사 내내 이어졌다.
유품정리사·특수청소관리사 자격증을 전시 오브제로 제출한 안희수 씨는 ‘죽음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룹홈에서 함께 지낸 형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서 시작된 꿈이었다. 장례를 치르려면 20년간 고인과 연락이 끊겼던 가족부터 찾아야 했다. 다른 사람들은 아무리 친해도 법적 가족이 아니라 자격이 없었다. 이렇게 한번 겪어보니 장례는 결국 남은 사람을 위한 예식이었다. 남은 이들을 잘 위로하기 위해서 희수 씨는 장례지도사 자격증을 땄고, 대학생교육비지원사업을 통해 유품정리와 특수청소 자격증도 취득했다.
서준경 씨는 요리용 칼과 각종 조리도구가 담긴 ‘칼가방’을 오브제로 내놓았다. 호텔조리과에 재학 중인 그는 “요리하는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벌써 자신의 가게도 운영하고 있지만, 진짜 꿈은 아직 이루지 못했다. 그는 “하고 싶은 요리를 구현하기 위해서 지금은 솔직히 그냥 ‘상업적인 장사’를 하고 있다. (경제적 기반을 마련한 뒤) 나중에는 채소부터 온갖 재료를 직접 키워서 오롯이 내 요리를 하고 싶다”면서 “그때 여러분을 꼭 초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 7월 자기계발프로젝트를 통해 일본에서 어학연수를 다녀온 최수민 씨의 꿈은 일본에서 요리사가 되는 것이다. 한 달 동안 현지에서 일본어를 배우면서 어학 실력도 부쩍 늘었지만, 그보다는 생각의 크기가 더 늘었다. 한국 나이로 스물다섯.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 것 같아서 자꾸 조바심이 났는데, 어학연수 과정에서 세계 각국의 친구들을 만나보니 자신은 오히려 어린 나이였던 것이다. ‘뭐든 할 수 있겠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은 그는 더 용감한 사람이 되어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캐나다 어학연수를 다녀온 김하늘 씨의 가장 큰 변화 역시 용기와 자신감이었다. 캐나다에 도착한 첫날부터 홈스테이 식구들을 만나 언어의 장벽을 실감했던 그는 ‘이렇게 된 거, 한번 열심히 해보자’고 다짐했다. 그 뒤로는 매일 수업 시간보다 30분 일찍 어학원에 도착해 사람들에게 무작정 말을 걸었다. 그렇게 조금씩 말문이 트였다. 세상은 그만큼 넓어졌고, 그가 만난 세상은 생각보다 따뜻했다. 그는 “필요한 것은 뭐든 시도하는 용기”라고 강조했다.
이선우 씨는 청년이음사업 임팩트모임을 통해 ‘초천풋살팀’을 만들었다. 그는 “팀원 3명이 풋살지도자·풋살심판·축구심판 등 총 4개의 자격증을 취득하고, 5번의 실무자 멘토링을 받았으며, 168명의 풋살·축구 관계자와 인적 네트워킹을 했다”고 팀의 성과를 설명했다. 청년들이 이토록 열심히 활동한 것은 꿈이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협동조합을 설립하고, 풋살과 축구를 기반으로 지역사회에서 청년들과 여러 당사자가 함께하는 소통의 장을 만들겠다는 꿈. 그 꿈의 시작에는 대학생교육비지원사업과 청년이음지원사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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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나를 보여줄 수 있는 곳”
저마다 새로운 도전으로 바쁜 한해였지만, 이 모든 성과는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 여럿이 함께하며 만든 결과이기에 올해의 성장이 더욱 값지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 큰 성취는 바로 이렇게 ‘함께 하는 우리’라는, 앞으로도 이어질 청년들의 관계망이다.
청년들은 7개의 작은변화프로젝트 팀을 만들어 즐거운 도전에 나섰다. ▲스포츠와 체력 관리(머슬도와드릴까요) ▲원데이클래스 수강(선데이클래스) ▲여행과 필름카메라 촬영(필름로그) ▲액티비티 활동(하이파이브) ▲요리 및 베이킹 배우기(해피테이블) 등 주제도 다양하다. 2개 팀은 청년들의 친목을 지원하는 특별한 미션에 나섰다. ‘메이킹필름’ 팀은 여름MT 현장을 영상으로 제작했다. 홈커밍데이 행사장에서 발표된 영상 속에서 청년들은 여름 햇빛처럼 빛났다. ‘묻따떠’ 팀은 다른 청년들의 생일과 기념일마다 롤링페이퍼를 만들고 축하편지도 보냈다.
청년들이 함께한 지난 1년은 서로에 대한 감사가 차곡차곡 쌓이는 시간이었다. 연말 모임답게 이날 홈커밍데이에는 서로에게 감사의 말을 건네는 프로그램도 있었다. 특별히 이 순서는 청년들이 직접 진행을 맡았다. 이번에도 ‘묻따떠’ 팀이 청년들의 친목을 위해 나선 것이다. 이들은 미리 청년들에게 감사 사연을 신청받아 라디오 DJ처럼 낭독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청년들의 감사 인사는 정겹고 따뜻했다. “선물 같은 시간이었고 덕분에 좋은 인연을 만났다. 앞으로도 오래오래 함께하자”, “우리 팀의 길잡이 리더가 흔들리지 않고 팀을 지키느라 정말 수고했다”, “유난히 낯을 가리는 내게 먼저 다가와 준 누나 덕분에 팀원들과 잘 어울릴 수 있었다. 마음을 열 때까지 기다려준 팀원들에게도 모두 감사하다” 등등 포근한 사연이 하나하나 이어졌다.
소중한 인연은 쉽게 끊기지 않는다. 대학생교육비지원사업을 거쳐 간 청년들은 올해 내내 ‘월간 이음모임’을 통해 교류를 이어나갔다. 맛있는 것도 먹고 나들이도 다니고 공연도 보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 그 즐거움의 핵심은 밥도 소풍도 문화공연도 아니라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였다. 좋은 친구와 보내는 시간은 뭘 해도 좋은 법이니까. 청년들은 “함께 있으면 숨통이 트였다”, “이 안에서는 그냥 내 모습 그대로 괜찮았다”, “내 진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유일한 곳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대학생교육비지원사업을 돕기 위한 길잡이로도 청년들의 인연은 이어지고 있다. 이번 홈커밍데이에서는 5년 차 길잡이에 대한 시상식도 열렸다. 감사패를 받은 길잡이들은 “좋은 팀원들을 만나서 감사했다”, “길잡이를 하면서 저 또한 많이 성장했다”고 입을 모았다. 좋은 사람과 함께 하는 즐거움, 서로를 통해 얻는 배움과 깨달음. 이런 기쁨들이야말로 활동을 지속하는 원동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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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내년도 자기의 속도대로 한걸음 한걸음
처음부터 끝까지 다정하고 따스했던 홈커밍데이는 이날의 주인공인 청년들을 위한 격려사로 끝을 맺었다.
김진아 아름다운재단 사무총장은 “인생은 빨리 가는 것이 아니라 완주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 사람은 저마다 자신만의 속도가 있으니 ‘나는 왜 이렇게 늦을까’ 생각하지 말고 소스로의 성장을 격려하면 좋겠다”고 청년들을 응원했다. 김옥란 리커버리센터장은 “여러분들이 각자 올 한해 얼마나 치열하게 살았을까 생각하니 모두에게 정말 감사한 마음이다. 내년에도 즐겁게 더 치열하게 살기를, 좋은 일이 더 많이 생기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는 격려를 전했다.
정말 그랬다. 올 한해 청년들은 저마다 자신에게 맞는 속도로 숨 가쁘게 치열하게 달려왔다. 대학생교육비지원사업, 청년이음지원사업은 보기 드문 기회인 동시에 용감한 도전이기도 했다. 2025년의 활동은 홈커밍데이를 끝으로 공식적인 마무리가 되었다. 그러나 사업이 끝나도 청년들의 삶은 계속되고, 청년들의 자립을 지원하기 위한 고민과 노력도 계속된다. 추운 겨울을 견디어 봄의 새싹을 준비하는 나무들처럼, 단단한 나이테를 겹겹이 만들면서 청년들도 대학생교육비지원사업도 청년이음지원사업도 꾸준히 성장해나갈 것이다.
* 글에 등장하는 청년들의 이름은 가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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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효원
사진. 임다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