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1코노미뉴스] 김옥란 리커버리 센터장 "고립·은둔청년 골든타임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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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은둔 청년의 안전한 자립을 위해 사단법인 푸른고래 리버커리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김옥란 센터장./사진 = 1코노미뉴스


"센터를 스스로 찾아오는 청년들을 보면 그때가 골든타임이라고 생각한다. 이때를 꼭 잡아줘야 하는 게 센터의 역할이다."


김옥란 푸른고래 리커버리센터장이 [1코노미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강조한 말이다. 그는 청년들의 고립·은둔 상황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청년들이 경험하고 있는 문제를 풀어주고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기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사단법인 푸른고래 리커버리 센터는 2003년 고립 청년 대상 공동생활 운영을 시작으로 2024년 청년재단의 '은둔형외톨이 청년 체인지업 프로젝트' 수행, 서울시 '은둔청년 공동생활가정 운영 사업' 수행, 아름다운재단 '대학생 교육비 지원 모니터링 사업' 수행 등 고립·은둔 위기에 놓인 청년들의 자립을 돕고 공동체로 사는 삶을 안내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


그 결과, 지금까지 60여 명의 청년이 센터에서 운영하는 공동생활과 교류를 통해 독립에 성공했다. 또한 80여명의 부모가 고립·은둔 상황에 놓인 자녀 문제로 김 센터장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1월 2일 '법무법인 바른'과 '공익사단법인 정'은 김 센터장에게 제7회 '바른 의인상' 수상자로 선정한 바 있다.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지난해 고립·은둔 청년(만19~34세)의 비율이 5.2%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년 전(2.4%) 대비 2배 이상으로 늘어난 수치다. 이들은 고립에 놓이게 된 이유에 대해 '취업의 어려움'(32.8%), '인간관계 어려움'(11.1%), '학업 중단'(9.7%) 등을 꼽았다. 여기에 우울증과 자살 생각을 경험한 청년들도 악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푸른고래 리커버리 센터는 최근 센터를 방문하는 청년들 대상으로 이들이 놓인 상황에 대해 실태조사를 실시했다./사진=1코노미뉴스


그간 각기 다른 어려움에 처한 고립·은둔 청년들을 접했다는 김 센터장은  "사회에서 가장 활발해야 하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고립·은둔 상황에 놓인 청년들이 그저 안타까울 뿐이었다"며 "청년들을 따뜻하게 맞이할 수 있도록 환대와 소속감을 준다면 이들도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그러면서 "고립·은둔 위험에 노출된 청년들이 고립에서 자립과 공생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김 센터장은 최근 센터를 방문한 청년을 대상으로 자체조사한 자료를 통해 1인 가구가 절반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센터를 방문한 청년들 중 1인 가구가 51%에 달했다. 또 연령대로 보면 30대 초반이 가장 많다. 이 청년들의 거주지 면적을 봤을 때는 거의 대부분이 원룸이나 고시원에 거주하는 비중이 높았다. 거주지 면적도 보면 5평 이하가 많고, 6평에서 10평 이하 즉, 10평 이하의 좁은 공간에서 생활을 하고 있다"면서 "월 주거비용 등을 봤을 때 비교적 저렴한 원룸을 찾아 생활하는 것으로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1인 가구로서 생활한 청년들은 대부분 5년부터 10년 이상까지 장기간 홀로 생활한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가장 큰 요인은 '가족과의 갈등'이 가장 높았다.


김 센터장은 "장기간 혼자서 생활한 청년 1인 가구 비중이 높았다. 가장 큰 요인은 가족과의 갈등이 제일 높았고, 자립의 목적이 있었던 것도 있다. 이는 1인 가구로 생활하면서 고립 상황에 놓였다기 보다는 집 안에 있을 때부터 고립의 현상이 반복되다가 혼자 생활하는 사례가 많아 보였다"면서 "1인 가구가 가장 어려운 부분은 경제적 부담과 생활 관리가 꼽힌다. 실제로 기초수급 포함 수입을 봤을 때 대부분이 50만원~100만원 사이가 20%, 월 50만원 미만이 21%, '수입이 없다'도 많았다. 즉 거의 100만원 이하를 합치면 거의 60~7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옥란 푸른고래 리커버리 센터장이 고립·은둔 상황에 놓인 청년들이 경험하는 어려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1코노미뉴스


김 센터장은 청년들의 가장 큰 문제로 '식사' 문제를 꼽았다.


그는 "1인 가구 청년들의 식습관이 너무나 안 좋고 영양 불균형도 심각하다. 하루에 식사 한 끼 또는 두 끼로 연명하는 청년들도 40%에 달할 정도다.이들이 건강하지 못하다는 것을 반증한다"라고 말했다.


이는 결국 불규칙하고 낮은 수입에 따른 결과라고 김 센터장은 파악했다. 1인 가구 청년들이 정작 어려울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곳도 마땅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센터를 찾아오는 청년들이 대부분 취업 걱정을 많이 한다. 취업 시도는 계속하지만, 실패가 반복되면서 수입이 불규칙해 진다. 생활비 걱정이 커진 이들은 가장 먼저 식생활을 줄이는 특징이 있다"며 "무엇보다 청년들이 이같은 어려운 상황에 놓이더라도 연락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도움이 필요할 때 연락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응답이 47%를 차지했다"라고 우려했다.


이에 센터에서는 청년들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쿠킹 런치'를 진행 중이다. 청년들의 건강은 물론, 다 함께 하는 '식사'를 매개로 사회적 관계망 형성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김 센터장은 "신체 건강이 튼튼해야 청년들도 에너지가 올라온다. 더군다나 청년 1인 가구에게 식생활은 생존과 직결된다. 이에 발맞춰 청년들이 다함께 모여 음식을 만들고, 식사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함께 산책도 하고, 서로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알아가고, 말하는 방식과 표현 방식 등 서로 알아가고 배우는 과정을 거친다"면서 "이 외에도 금요일 마다 하는 리커버리 야구단 등 건강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센터에서도는 또 고립·은둔을 경험하는 청년들의 부모 교육도 시행 중이다. 회기를 나눠 자기 이해를 기반으로 자녀와의 관계 회복까지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워크숍 형태로 진행하고 있다.


'고립·은둔 청년 부모교실 프로그램'에서 강의하고 있는 김옥란 센터장./사진=푸른고래 리커버리 센터 인스타그램 사진 캡쳐


김 센터장은 이와 관련하여 "청년이 고립되면 가정 전체가 고립되는 경우가 많다. 이를 기반으로 부모님들도 회복이 필요하다. 동시에 부모님들도 성장하고 함께 배워야한다"며 "사회가 억압하고 사회가 요구하는 것에 맞춰 살다보면 삶이 그곳에 휩쓸려서 살아가게 된다. 그러다보면 나는 건강한지, 내 가치관은 잘 이행하고 있는지, 그것 때문에 내 자녀에게 영향을 끼친 것은 무엇인지 봐야할 필요가 있다. 자신과 가족 세상에 대한 가치관 이런 것들을 정돈해야 자녀와의 관계를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여 센터에서는 12회기로 나눠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또 앞으로 우려되는 부분도 지적했다. 고립·은둔 청년들이 느끼는 어려움이 점자 확장하고 있어서다. 청년들이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회복 로드맵을 제시해줄 수 있는 기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청년의 고립을 다루는 방향으로 사회적 인식 개선을 할 때 그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풀어주고 가이드 해줄 수 있는 기관이 필요하다"며 "지금은 법적인 근거가 없기 때문에 조례로 움직이고 시범 사업에 그쳐 법적 근거를 마련하지 않는다면, 센터들이 다른 형식으로 바뀐다던지, 다른 유형으로 빠질 위험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민간 단체들이 놓인 상황에 대해서도 덧붙였다.


그는 "공공에서 하지 못하는 일을 민간 재단이나 단체에서 하고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더 연구하고 재정비하는 기관으로 나아가고 있다. 하지만 현재 센터는 개인 자산관리 또는 사비로 운영하는 상황"이라며 "이 부분을 정부에서 도와주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1코노미뉴스 = 안지호 기자]


출처 : 1코노미뉴스(https://www.1conom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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