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잡포스트] [이만수의 야구 이야기] 희망과 기회 (24.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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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버리 야구단 선수들과 함께(사진_헐크파운데이션)


푸른고래리커버리센터는 ‘리커버리야구단’을 창립하여 운영하며 사회적·정서적으로 고립되었던 사람들이 점차 회복되고 고립에서 벗어나게 되는 긍정적인 사례를 많이 경험했다. 이러한 선순환 구조를 체계적으로 만들기 위해 2018년 하반기부터 시범리그를 운영하고 2019년 정식 리그를 만들게 되었고 올해 6년째가 되었다.

특히 5149리그는 참여자들이 각자의 재능을 기부하여 리커버리야구단을 도와 정서적으로 고통받고 고립된 청년들이 회복되는 사례가 늘어나며 5149리그가 탄생하는 원동력이 됐다.


리커버리야구단을 창립하여 많은 청년의 회복을 경험한 푸른고래리커버리센터는 지난 3월 25일 고립, 은둔 청년 4명과 함께 제주도로 내려가 그들과 공동생활 하면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중에 있다.

푸른고래리커버리센터의 김옥란 센터장과 김현일 대표는 올해부터 서울과 제주로 나누어서 청년들과 함께 공동생활을 하며 집중적으로 치료하는 새로운 방법을 택하여 운영하고 있다.

‘제주 서귀포시 리커버리하우스 공동생활’은 고립·은둔의 환경에 놓인 청년들이 고립에서 벗어나 제주에서 일정 기간 공동생활을 하며, 일상의 루틴 회복과 대인관계 및 공동체성 함양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복귀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현재 제주 리커버리하우스에서 생활하면서 규칙적인 생활을 하게 되었고 또 이들과 같이 요리도 해서 먹고 프로그램도 하면서 서로 많이 가까워져 매일 매일 즐겁게 지내고 있다.

처음에 제주도로 내려올 때만 해도 앞이 캄캄한 상태로 내려왔지만, 청년들과 함께 공동생활을 하며 조금씩 변화되어 가는 것을 보니 정말 잘 내려왔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왼쪽부터 서귀포 브라더스 팀 김유진 회장, 이만수 이사장, 서귀포 브라더스 팀 김태형 리커버리 담당(사진_헐크파운데이션)


지난 29일 이른 아침에 김포공항에서 출발해 제주도에 도착했다. 올해도 작년처럼 '리커버리 야구단'은 전지훈련을 떠나기 위해 10월 29일부터 11월 1일까지 제주도 서귀포시에 있는 '브라더스' 사회인 야구단의 초청으로 친선경기와 여러가지 행사와 프로그램을 위해 내려왔다.

낮에 모든 행사를 다 마치고 저녁시간에 함께 모여서 저녁식사를 하게 되었다. 모처럼 만난 김현일 대표와 김옥란 대표를 만나 그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나누며 화기애애하게 좋은 시간을 보냈다.


저녁식사를 하는데 어디서 많이 보던 청년들이 나에게 다가오더니 인사하는 것이다. 백종진 코치와 이성화 코치는 작년까지 리커버리센터에서 회복하고 있는 '크루' 선수로 활동하다가 올해부터 '크루' 선수들을 담당하는 코치가 되었다고 한다. 솔직히 백종진 코치와 이성화 코치를 보고 얼마나 놀랬는지 모른다.

왜냐하면 작년까지 리커버리 '크루'로서 선수로 활동하던 선수였기 때문이다. 즉, 리커버리 선수로 활동한다는 것은 은둔생활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분명 작년까지 고립과 은둔으로 인해 전혀 사회생활을 하지 못하던 청년이었다. 자신의 어려움을 극복하려고 작년에 서귀포에 있는 '브라더스' 팀의 초청으로 난생 처음으로 비행기를 탔던 코치들이다.

이번에 참가한 리커버리 선수들 80%가 태어나 비행기를 한번도 타지 못한 사람들이다. 거기다가 더 놀라운 사실은 70% 이상이 될 정도로 바다를 한번도 구경하지 못한 선수들이 대부분이라는 이야기에 얼마나 놀랬는지 모른다.

길게는 10년 동안 집에서 은둔생활로 인해 밖에 한번도 나오지 않았던 선수들도 있다는 이야기에 또다시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랬던 선수들이 작년에 서귀포에 있는 '브라더스' 팀의 초청으로 비행기를 타고 바다를 보며 그리고 환대를 받으며 '희망'이라는 것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이날 '브라더스' 팀의 김유진 회장과 고영표감독은 리커버리를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김태형 담당자가 이들에게 희망과 꿈을 주고 싶어 이런 기회를 만들었다고 한다. 앞으로 계속 리커버리 야구단 책임을 맡은 김태형 담당자는 '젊은 동생들도 얼마든지 변할 수 있고 사회의 한 구성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이런 좋은 기회를 만들었다고 한다.


꾸준히 이들을 돌보며 함께 했던 김옥란센터장과 김현일 대표는 이들에게 가장 큰 약은 관심과 사랑 그리고 믿음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악한 사람이라도 끝까지 희망을 주고 믿음을 주며 사랑으로 품어줄 때 비록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조금씩 닫혔던 마음의 문을 연다는 것이다. 이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김현일 대표가 이들 청년들을 제주도에서 함께 공동생활하며 이들과 지내고 있다.

앞에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크루'들을 지키고 이들과 함께 하는 코치가 바로 백종진 코치와 이성화 코치였다. 리커버리에서 이들에게 믿음을 주고 책임감을 주니 웃지 않던 코치들이 자기 동료들을 치료하기 위해 어느 누구보다 가장 먼저 앞서서 친구들을 돌보아 주며 함께 밝게 웃으며 이끌어 가고 있다.

작년에 같이 경기하고 같이 생활하면서 오늘처럼 이렇게 웃는 모습은 처음 보았다. 이들에게 믿음을 주고, 책임감을 주고, 품어주고, 사랑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제시하니 가장 먼저 청년들이 변화더라는 것이다. 한번도 믿음으로 대해주는 경험을 받지 못하다가 따뜻한 믿음과 자기를 믿어 준다는 신뢰로 인해 청년들이 스스로 변화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분명 작년에 이들과 같이 야구했기 때문에 누구보다 이들의 아픔과 어둠에 대해 많이 듣고 알고 있다. 전혀 웃지 않았던 두 코치가 오늘은 활짝 웃으면서 같이 사진도 찍고, 앞으로도 고립은둔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크루' 선수들을 도와주겠단다.

지난번에도 잠시 언급했지만 제주에서 공동생활 하면서 1층에는 프로그램 공간을 마련하여, 함께 식사를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주방과 각종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 테이블, 다 함께 운동할 수 있도록 운동기구까지 비치했다. 2층에는 청년 기숙사와 코치 숙소가 있으며, 코치는 참여자들과 함께 거주하며 삶의 루틴 회복에 도움을 주고 있다. 3층에는 드럼, 기타 등 각종 악기와 캠프파이어를 위한 화목난로가 있다.


리커버리하우스에 입주한 청년들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모든 일과를 담당 코치와 함께한다. 코치 역시 작년까지 이들과 함께 생활했던 백종진 코치와 이성화 코치도 은둔 경험이 있는 청년들이다. 자신들이 회복되어온 과정을 토대로 고립·은둔 청년들이 균형 잡힌 생활루틴을 형성하고 장기간의 은둔생활로 무너진 신체·정서 건강을 회복할 수 있도록 두 코치가 돕고 있다.


김현일 대표와 함께(사진_헐크파운데이션)


리커버리하우스는 제주 패스파인더 등 현지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제주도 지역에 특화된 지역밀착형 프로그램과 일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한다. 특히 청년들이 제주 사회에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김태형 브라더스 팀에 있는 리커버리 담당자가 '크루' 선수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나와 약속했다.

아침 7시에 기상해 일어나자마자 스트레칭 후 조깅 등 운동을 한다. 아침 운동을 통해서 신체 리듬을 활성화한 후에는 각자 방으로 돌아가 씻고 하루의 시작을 준비한다. 집에서 오랜 기간 은둔생활을 한 청년들은 위생 관념이 무너져 평소 잘 씻지 않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함께 공동생활하면서 일상생활의 루틴을 훈련하며 회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후에는, 테이블에 둘러앉아 아침 모임 시간을 갖는다. 자신의 몸 상태와 마음 상태를 점검하고, 주제에 대한 자기 생각과 감정을 적고 이야기한다. 자신의 속마음을 표현하고 경청하는 과정을 통해 점차 말문이 트이고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소통법을 익힌다.

모임이 끝나면, 곧바로 점심 요리를 시작한다. 청년들과 코치들이 함께 의논해 역할을 정하고 각자의 위치에서 재료를 씻고, 손질하고, 썰고, 익힌다. 요리가 마무리되면, 테이블에 음식을 가져와서 함께 먹는다. 함께 요리하고 식사하는 과정을 통해 타인과 협력하는 법을 배우고 각자에게 필요한 사회성을 기른다.

청년들은 제주도에 있는 올레길과 오름을 하나씩 정복하는 운동을 꾸준하게 하고 있다. 지난 봄부터 시작한 올레길과 오름으로 인해 청년들은 많이 건강해 졌고 생활의 활력도 생겼다.

오후에는 야구, 예술단, 지역탐방 및 견학, 액티비티, 진로교육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각각의 프로그램은 신체, 정서, 관계, 자립영역으로 구분되어 청년의 전인격적 회복을 지원하며, 1년 커리큘럼을 4개 분기(관계형성, 진로특강, 일체험, 진로수립)로 나누어 청년의 회복상황을 고려해 유동성을 갖고 단계별로 진행된다고 한다.

리커버리하우스는 20년 넘게 고립·은둔 청년 대상의 공동생활 그룹홈을 운영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경쟁과 개인주의가 팽배해진 현대 사회에서 잠시 벗어나 청년 스스로 쉼과 회복을 경험하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를 회복시키는 선순환적 구조를 만들기 위해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청년들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규칙적인 생활이 가능해지고, 자신들이 세상에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깨달았으며, 제주에서 자립의 꿈을 꾸게 되었다고 밝혔다.

푸른고래리커버리센터의 김옥란 센터장은 “리커버리하우스 공동생활(스쿨포리커버리 프로젝트)는 올해 제주 서귀포 지역에서 시범사업으로 내년 3월까지 운영될 예정이며, 제주도 고립·은둔 청년의 사회 복귀를 위해서는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정책적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리커버리 야구단은 제주도 서귀포로 내려와 3박 4일 동안 서귀포 야구협회의 협찬과 도움으로 인해 작년에 이어 올해도 리커버리 야구단과 경기를 통해 삶의 체험등을 경험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서귀포 브라더스 팀 서상우 감독과 함께(사진_헐크파운데이션)


지난 29일 몇 달만에 만난 김현일 대표는 고립 청년들과 함께 ‘제주 서귀포시 리커버리하우스 공동생활’은 고립·은둔의 환경에 놓인 청년들이 고립에서 벗어나 제주에서 일정 기간 공동생활을 하며, 일상의 루틴 회복과 대인관계 및 공동체성 함양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복귀하는 것을 목표로 날마다 이들과 함께 공동생활 하면서 지내고 있단다.

김현일 대표는 올해 상반기에는 재단법인 청년재단에서 진행하는 자녀의 고립·은둔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모 20여명을 대상으로 고립청년 부모 교육 '가족이음 3기' 프로그램을 이미 마쳤다. 앞으로도 고립청년 부모 교육 대상으로 계속 이어갈 것이라며 이야기한다.


고립청년 부모 교육은 자녀의 고립·은둔 상태로 인해 고민을 갖고 있는 부모들이 건강한 자기 이해를 기반으로 자녀와의 관계 회복까지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적이란다.

청년재단과 사단법인 푸른고래 리커버리센터가 함께 체계적인 부모 교육 커리큘럼을 개발하고 운영하고 있다. 가족이음 4기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자신과의 관계, 가족과의 관계, 세상과의 관계, 자녀와의 관계, 가족체계 기초 및 심화, 정신건강이해 순으로 총 13회차 교육으로 구성했으며, 부모의 회복을 위한 '부모힐링캠프도 강원도 홍천에서 2박 3일간 운영할 예정이라고 한다.'

지난 기사에 의하면 “가족이음 3기 오리엔테이션에서는 '부모로서 나는 성장하고 있는가' 라는 주제로 리커버리센터 김현일 대표의 강연이 진행되었으며, 참여한 부모들이 각자 겪는 어려움을 공유하고, 사례별로 조언과 상담이 이뤄지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이날 김현일 대표와 김옥란 센터장을 만나 그동안 있었던 많은 일들에 대해 밤이 깊도록 이야기 나누며 듣게 되었다. 청년회복을 위해 운영하는 리커버리센터를 보며 아직 우리나라는 살만한 나라라는 것을 다시 한번 경험하게 되었다.

[글 / 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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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잡포스트(JOBPOST)(http://www.job-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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